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이는 추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알면
이는 좋지 않다.
유와 무는 서로 살게 해 주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뤄주며
길고 짧음은 서로 비교하고
높음과 낮음은 서로 기울며
음과 성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앞과 뒤는 서로 따르니
이것이 세계의 항상 그러한 모습이다.
자연의 이런 원칙을 본받아
성인은 무위 하는 일을 하며,
불언의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이 잘 자라는 것을 보고
그것을 자신이 시작하도록 했다고 하지 않고,
잘 살게 해 주고도
그것을 자신의 소유로 하지 않으며,
무엇을 하되
그것을 자신의 뜻대로 하려 하지 않는다.
공이 이루어져도
그 이룬 공 위에 자리 잡지 않는다.
오로지 그 공 위에 자리 잡지 않기 때문에
버림받지 않는다.
- 도덕경 둘째 장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이는 추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알면 이는 좋지 않다.’
=> 획일적인 가치의 집중과 통일(보편적 기준)을 반대하는 구절이다.
‘유와 무는 서로 살게 해 주고(유무 상생 有無相生),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뤄주며, 길고 짧음은 서로 비교하고,
높음과 낮음은 서로 기울며, 음과 성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앞과 뒤는 서로 따르니,
이것이 세계의 항상 그러한 모습이다.’
=> 노자의 관계론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모든 것은 그 반대편 것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그것이 된다.
즉 이 세계는 대립쌍들이 서로 꼬여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이 이 우주의 존재 원칙이자 법칙이고,
노자는 이것에 도(道)라는 기호를 붙인 것이다. 예를 들어 자본과 노동이라는 대립쌍을 생각해보자.
각각은 독립된 본질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살게 해 주며 꼬여서 존재한다.
‘자연의 이런 원칙을 본받아 성인은 무위(無爲)하는 일을 하며, 불언의 가르침을 행한다.’
=> 유무 상생, 즉 대립쌍이 긴장을 유지하며 꼬여있는 것이 자연의 원칙(자연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노자도 공자와 비슷한 시대의 사람이다(기원전 6세기경).
공자는 난세를 바로잡을 사회 시스템의 모델을 가족에서 찾은 반면, 노자는 자연에서 찾았다.
공자는 가족 시스템을 전 사회로 확산시키고자 하였고,
노자는 자연 시스템을 전 사회로 확산시키고자 하였다.
그래서 공자는 인위(人爲)로 무엇인가를 도모해야 한다고 하고,
노자는 무위(無爲)로 무엇인가를 도모해야 한다고 한다.
자연 시스템을 생각해보자. 존재하는 모든 것 중에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다.
자연은 매년 봄에 예쁜 꽃을 피워내는데 실패한 적이 없다. 또한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인간이 모여서 이루어진 사회 시스템은 자연에서 힌트를 얻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가족시스템을 생각해보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행복한 가족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족은 모두 제 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가족시스템은 악성코드에 취약한 시스템인 것 같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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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본질론 #인위(人爲) #가족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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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관계론 # 무위(無爲) #자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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